멋진 신세계

상태: 완독
별점: ★★★★★
저자: 올더스 헉슬리
읽은 기간: 2023년 1월 16일 → 2023년 1월 27일
키워드: SF, 고전문학, 차별, 창의성, 해외소설
한 줄 평: 배부른 돼지 vs 배고픈 소크라테스
등록일: 2024년 2월 23일 오후 9:10
한단어감상: 👏🏻대단해
분류: 문학

멋진 신세계는 독자들에게 “행복해지기만 하면 돼?, 개인의 자유 혹은 사회적 안정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배부른 돼지로 살래 아니면 배고픈 소크라테스로 살래?” 등 실존적인 질문을 던져 어떻게 사는 삶이 좋은 삶인가에 대해 고찰해 보게 만든다. 저자는 실존적 물음을 던지기 위해서 부화소, 야만인구역, 3S정책 등 다양한 구조적 장치들을 마련해 놓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 서술한다. 이런 구조적 요소들을 통해 독자는 더욱 다채로운 독서가 가능하다.

부화소에서 ‘공유, 균등, 안정’을 표어로 걸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포드’를 신봉하고 소비를 미덕이라고 말하는 부문에서 자본주의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세계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혼합된 하나의 세계관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세계에서 부화소는 생물학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현대에 생물학 기술의 발전을 보아할 때 책의 기술들이 실현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퍼(유전자 가위) 기술의 오차도 0에 수렴할 정도이고, 복제양 돌리와 같은 생물도 만들어졌다. 이제 인간 특정 유전자가 무슨 성질을 발현하는지만 밝혀내면(배아복제는 윤리적 문제로 인해 모든 국가에서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기에 현재는 어려워 보이기는 한다만) 실제 인간을 복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멋진 신세계라는 유토피아 내면의 디스토피아적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서 야만인 구역을 설정해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존은 신세계에서의 불평등 구조와, 자유의 통제에 관해 회의감을 느꼈고, 자유에 관한 권리를 요구한다. 이 대목에서 독자들은 행복과 자유, 사회 같은 것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다. 그리고 존과 레니나의 관계는 멋진 신세계와 야만인 구역간의 메워지지 못하는 간극을 상징하기도 한다. 어쩌면 존이 구세계와 신세계 모두에 속하지 못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당연해 보인다.

사회안정을 강조하기 위해서 저자는 3S정책과 소마라는 키워드를 이용한다. 3S는 Sports, Screen, Sex를 칭하며 이는 우민화 정책의 일종으로 경제와 사회에 관심을 없애 인간을 통제하기 위해 쓰였다. 물론 저자가 한국과 일본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시행된 3S 정책에 대해 알 수 없었을 테지만, 저자는 다방면으로 뛰어난 통찰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부분에서 저자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었다.

멋진 신세계를 통해 과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본인의 과학만능주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멋진 신세계가 썩 달가워 보이지는 않는다. 니체와 사르트르 같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탓에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개인으로서의 주체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개인의 자유와 주체성이 결여된 멋진 신세계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물론 멋진 신세계에서 태어났으면 아무것도 모른채 행복하게 살지 않았을까 싶다.)

Lee Jaeheon (이재헌)
Lee Jaeheon (이재헌)
Jeonbuk University/Computer Sience

웹 백엔드 개발자를 희망하는 전북대학교 컴퓨터 인공지능 학부 학생 이재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