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들은 나의 세계가 된다

상태: 완독
별점: ★★★★
저자: 이충녕
읽은 기간: 2023년 10월 1일 → 2023년 12월 18일
키워드: 인문학, 자기계발, 철학, 철학사
한 줄 평: 삶을 조망하는 아름다운 철학들의 집합
등록일: 2024년 2월 23일 오후 9:10
한단어감상: 👍유익해!
분류: 인문

어느 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이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삶을 밀도 있게 살기 위해서는 생각의 밀도를 높이면 된다는 말이었다. 당시의 나는 단순히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이 말의 의미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다. 나이가 1년씩 점차 쌓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나의 품성과 인격을 정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은 나를 충분히 매료시킬 만했다. 책장에는 읽어달라고 기다리는 책들로 가득차고있는데, 또 새로운 책을 골라버렸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모든 문장에 밑 줄을 긋고 싶었다. 하지만 열심히 절제하고 정제해서 조금만 쳤다. 참으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교과서에서 볼 법한 인물들이 정말 많았다. 어디서 이름은 많이 들어봤으나, 제대로 된 견해는 모르는 그러한 사람들 말이다. 철학자들의 생각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니 괜히 유명해진 게 아닌 게 싶을 정도로 참으로 매력적인 견해들이었다. 참으로 신기한 사실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고민과 성찰이 지금 21세기가 되어서도 삶을 관통한다는 점이다.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일련의 과정은 어느 시대든 다 똑같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MZ세대인 나는 앞으로 징징대지 말고 겸손히 살아야겠다.

흔히 자기를 소개할 때 성격으로 소개하고는 한다. 나는 소극적인 사람이다. 나는 착한 사람이다. 나는 쿨한 사람이다 등과 같이 말이다. 다만 이러한 말들은 발화되는 순간 화자를 고착화 시킨다. 만일 인간의 자유 의지를 가지는 존재라면 자유롭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성격을 빗대어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행위는 인간을 수동적이고, 자유롭지 못하게 옭아매는 것 아닐까. MBTI와 같은 유형 검사들이 유행하는 이유는 성격과 기질로 도피함으로서 안정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실제로 자유 의지를 가지는 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지만,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 열린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다양한 이유를 성격 탓으로 돌리는 건 마음만 편할 뿐이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 같아서 탈피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물론 잘 되지는 않는다. 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건지 스마트폰이 나를 사용하는 건지 잘 모를 정도로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손가락을 몇 번 움직이고 나면 자극적이고 새로움이 가득한 스마트폰에서 벗어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라 생각한다. 본인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에 종독되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자극적인 일들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우리는 일상의 소소함의 의미를 잃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일상은 평범하고 진부한 일 투성이라는 사고가 팽배하게 퍼져있는 사실이 안타깝다. 소소한 일상 전반에서 통합적인 경험이 가로막혀 있어, 일상 바깥으로 나가서 특별함을 찾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고 있다. 그렇기에 사회가 부조리하게 의미를 빼앗아간다 하더라도 개인적 차원에서 매 순간이 오직 단 하나의 경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맛있는 책을 만난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빨리 먹으면 체하듯, 천천히 소화하면서 읽고 싶었다. 죽음과 삶, 자유, 타인, 실존과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며 읽는 동안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삶을 살아가면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펼쳐서 보면 좋은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기존의 생각을 뒤집어 엎을 수 있는 책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기준 대로라면 이 책은 필히 좋은 책에 속한다. 책 속 많은 멘토들을 만나게 되어서 기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더욱 키워야 할 필요가 있음을, 더욱 밀도있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도 난 좋은 사람이지만,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참 많은 것 같다.

Lee Jaeheon (이재헌)
Lee Jaeheon (이재헌)
Jeonbuk University/Computer Sience

웹 백엔드 개발자를 희망하는 전북대학교 컴퓨터 인공지능 학부 학생 이재헌입니다.